부모님이 나이 들수록 치매가 걱정되면 ‘먹으면 치매를 막아 주는 약’이 없을까 찾게 돼요. 하지만 검색해 보면 대구광역시 통합건강증진사업지원단, 건강보험공단, 서울아산병원 등 의료기관 자료의 결론은 비슷해요. 치매를 예방한다고 입증된 약은 지금 없어요.
이 글은 공개된 의료 정보를 바탕으로, 시중 약과 영양제가 무엇을 하는지, 신약 레켐비는 누구에게 쓰이는지, 근거가 있는 예방법은 무엇인지를 구분해서 정리했어요. 개인의 복용 여부는 반드시 의사와 상담해서 결정해야 해요.
치매 예방약은 아직 없어요
치매 예방약 개발이 보고된 적은 아직 없다는 게 의료 자료의 공통된 설명이에요. 현재 시판되는 치매 약은 이미 생긴 치매의 증상을 늦추려고 쓰는 치료제이고, 치매에 걸리지 않게 막는 예방제가 아니에요.
그래서 ‘치매 예방약’이라고 홍보하는 제품을 볼 때는 조심해야 해요. 광고에서는 예방이라는 표현을 쓰지만, 임상시험에서 치매 발병을 줄인다고 확인된 사례는 없기 때문이에요.
이 차이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비용과 기대 때문이에요. 예방 효과가 없는 제품에 매달 돈을 쓰면서 안심하는 사이, 실제로 도움이 되는 생활 관리를 놓칠 수 있어요.
치매 치료제 종류와 하는 일
현재 치매 치료에 쓰는 약은 크게 두 계열의 인지기능 개선제예요. 하나는 아세틸콜린분해효소 억제제이고, 다른 하나는 NMDA 수용체 길항제예요. 건강보험공단 자료에서도 이 두 가지를 치매 치료제로 소개해요.
아세틸콜린분해효소 억제제는 뇌에서 기억과 학습에 관여하는 아세틸콜린이 빨리 분해되는 것을 막아요. 도네페질, 리바스티그민, 갈란타민 같은 성분이 여기에 속해요. NMDA 수용체 길항제는 메만틴이 대표적이고, 중등도 이상 환자에게 주로 쓰여요.
- 아세틸콜린분해효소 억제제는 뇌 속 신경전달물질을 유지해 인지 기능을 붙잡아 주는 약이에요. 증상이 나빠지는 속도를 늦추는 목적이에요.
- NMDA 수용체 길항제는 뇌세포를 과하게 자극하는 물질의 작용을 막는 약이에요. 다른 계열과 함께 쓰기도 해요.
중요한 건 이 약들이 치매를 완치하거나 원인을 없애는 약이 아니라는 점이에요. 증상이 나빠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데 가깝다고 설명돼요.
뇌영양제와 콜린알포세레이트
약국과 인터넷에서 많이 보이는 뇌영양제는 치매 예방 효과를 엄격한 기준으로 검증한 적이 없거나, 검증했어도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경기일보 보도 ‘치매에 도움 된다? 알고 먹어야 하는 뇌 영양제’도 이런 점을 짚었어요.
콜린알포세레이트는 치매 초기이거나 이미 치매가 있는 사람에게 제한적인 효과가 있다는 연구는 있어요. 하지만 치매가 없는 사람에게 인지 기능을 좋게 하거나 치매를 예방한다는 근거는 없다고 해요.
건강한 사람이 ‘뇌 건강에 좋다’는 이유로 오래 복용하는 것은 근거가 약해요. 이미 기억력 저하가 걱정된다면 영양제를 사기 전에 신경과나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정확한 검사를 받는 게 먼저예요.
신약 레켐비는 누구에게 쓰일까
최근 화제가 된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는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로 꼽히는 아밀로이드 베타를 겨냥한 항체 치료제예요. 서울아산병원 뉴스룸과 데일리팜 기사가 이 약을 소개하며 초기 치매 치료에서 기대를 모은다고 전했어요.
중요한 점은 이 약도 예방약이 아니라는 거예요. 뇌 속 아밀로이드가 확인된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 즉 이미 병이 시작된 단계의 사람에게 진행을 늦추려고 쓰는 약이에요. 건강한 사람이 미리 맞아서 병을 막는 용도가 아니에요.
정맥 주사로 투여하고 뇌 영상 검사 등으로 부작용을 살펴야 해서, 아무 병원에서나 쉽게 처방받는 약은 아니에요. 대상 여부는 전문의가 검사 결과를 보고 판단해요.
스타틴과 아스피린도 근거가 부족해요
다른 약을 치매 예방에 쓸 수 있는지도 오래 연구됐어요. 근거 중심 의학 자료를 제공하는 코크란 리뷰는 치매 예방을 위한 스타틴과 아스피린을 각각 다뤘어요. 결론적으로 이 약들을 치매 예방 목적으로 권할 만한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는 흐름이에요.
스타틴은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이고 아스피린은 혈전을 막는 약이에요. 이미 심혈관 질환이 있어서 처방받는 경우는 의미가 있지만, 치매 예방만을 목적으로 임의로 먹는 것은 권하지 않아요. 아스피린은 출혈 위험도 따르기 때문이에요.
기억력 문제가 있지만 치매는 아닌 사람에게 쓸 수 있는 약 역시 명확히 입증된 게 없다는 점이 코크란 자료에서도 반복돼요.
그럼 무엇이 실제로 도움이 될까
약보다 근거가 쌓인 것은 위험 요인 관리예요. 2024년 랜싯 위원회 보고서는 치매 위험 요인 14가지를 꼽았고, 이를 관리하면 치매의 상당 부분을 예방하거나 늦출 수 있다고 밝혔어요. 고혈압, 당뇨, 청력 손실, 우울, 신체 활동 부족, 사회적 고립 같은 항목이 여기에 들어가요.
- 혈압과 혈당 관리는 혈관성 치매와 알츠하이머 위험을 함께 줄이는 데 관련이 있어요. 약을 먹고 있다면 꾸준히 복용하는 게 중요해요.
- 청력 관리는 의외로 중요한 항목이에요. 잘 안 들리면 사람과 소통이 줄어 뇌 자극도 줄어들어요.
- 운동과 사회 활동은 약 없이도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에요. 걷기와 모임 참여를 꾸준히 이어 가는 게 좋아요.
결국 치매 예방은 특정한 약 하나를 먹는 문제가 아니라, 혈압·혈당·청력·활동 같은 위험 요인을 꾸준히 관리하는 문제예요. 기억력이 걱정된다면 광고 속 영양제보다 병원 검진을 먼저 받는 게 가장 현명한 선택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