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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주변/한국문학의 풍경

재미 예술가 차학경의 삶과 예술 재미 예술가 차학경의 삶과 예술 간과되었던 사건 최근 미국의 뉴욕타임스(NYT)가 흥미로운 기사를 실었다. 이 신문이 창간된 1851년 이래로 신문에 제대로 보도되지 못했던 주목할 만한 인물의 죽음을 재조명하는 특별 시리즈 ‘간과되었던 일 Overlooked’에 소개된 내용이다. 이 시리즈에서는 일찍이 3.1운동에 참가했다가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고문당하면서 감옥에서 세상을 떠난 유관순 열사의 삶과 죽음을 다룬 적이 있다. 그리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최초로 이 사실을 공개하며 세계 무대에 나서서 일본군의 잔악상을 고발한 김학순 여사의 처절한 삶과 죽음을 새롭게 평가하기도 했다. 이번에 다루어진 인물은 1982년 젊은 나이에 연쇄 살인범에게 성폭행당한 후 살해된 예술가 차학경 (Theresa Hak K.. 더보기
이어령 선생님 영전에 이어령 선생님! 한밤중 미국에서 선생님의 부음을 들었습니다. 지난 초겨울 인사드렸을 때 살아서 다시 볼 날이 얼마나 될지 하시던 말씀이 가슴을 찌릅니다. 이렇게 멀리에서 엎드려 선생님을 그리며 애통한 심정을 가눌 길이 없습니다. 선생님을 처음 뵌 것이 벌써 오십 년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언제나 선생님이 열정적으로 들려주시던 말씀을 따라 뒤에서 그 뜻을 새기기에 정신이 없었습니다. 선생님이 강조하셨던 저항과 비판의 언어는 날카로운 화살처럼 제 머리를 꿰뚫었고, 선생님이 보여주신 자유와 실천의 태도는 반드시 지켜야 할 삶의 도리였기에 더욱 힘든 과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이 제시하신 텍스트와 언어, 기호와 상징, 신화와 구조 등의 개념은 문학을 대하는 모든 이에게 하나의 신조처럼 새겨야 할 방법이.. 더보기
나도향의 시조 한 수 나도향이 남긴 시조 한 수 1 옛날 잡지들을 넘기다가 우연히 찾은 것이 나도향(1902-1926)이 남긴 시조 한 수다. 나도향은 소설가로 알려져 있거니와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에 시조 한 수를 남겼다는 것은 뜻밖의 일이다. 시조의 제목은 「버들」이다. 보다가 말하다가 그래도 모자라서 서창 앞 버들가지 내 맘 매어 두고 왔소 바람에 창 두들기거든 내 맘 여겨 내 맘을 말로 못하고 버들피리 혀를 내어 허공 중천에 힘껏 내어 불었더니 피리도 제 가슴 타는지 우는 듯 우는 듯 봄 정에 애타는 맘 버들야 알듯한데 길길이 늘어져 못에 시쳐 끊어져도 나의 맘 그의 맘을 얽어 놀 줄 왜 모르니 이 시조는 나도향이 죽은 뒤에 그를 회고하는 김억의 「나도향 군의 유고에」(현대평론, 1927. 8)라는 글 속에 포함되어 .. 더보기
어떤 만남 그리고 헤어짐- 고 김윤식 교수님을 생각하며 어떤 만남 그리고 헤어짐 - 고 김윤식 교수님을 생각하며 1 내가 김윤식 교수를 처음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것은 서울대 문리과대학이 종합화 계획에 따라 관악 캠퍼스로 이전한 뒤의 일이다. 벌써 40년이 지났다. 그때 나는 대학원을 마친 후 병역의무를 끝내고 다시 학교로 돌아와 국문학과의 조교로 일하고 있었다. 다른 대학에 시간강사를 맡아 하루 출강하는 일을 빼고는 매일 학과 사무실에 나가서 여러 가지 사무를 처리해야만 하였다. 그 무렵부터 나는 문단의 말석에 끼어 잡지에 월평을 겨우 쓰기 시작하였다. 문리대 시절과 달리 관악 캠퍼스에서는 서울대학교 교양학부 국어과가 문리과대학 국문학과로 통합되면서 인문대학 국문학과가 되었기 때문에 교수님들도 많았고 학과 사무실은 한가한 날이 없었다. 더구나 유신.. 더보기
최인훈 소설과 정치적 상상력 한국문학의 정신적 지주로 영원히 남게 된 최인훈 선생의 소설 1 최인훈 선생께서 세상을 뜨셨다. 한국문단의 큰 어른을 이제는 다시 뵈올 수 없게 되었다. 최인훈 선생은 1959년 단편소설 「GREY 구락부 전말기」(1959)로 등단했다. 이 작품은 스토리의 전개가 모호하고 작품의 전편을 통하여 작가 특유의 관념이 짙게 배어나고 있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체로 자신의 내부세계에서 사물과 사상을 의식적으로 조작한다. 그들은 행동이 없고 관조만 있는 자기응시의 인간들이다. 철저한 무위를 행동강령으로 삼고 있는 회색의 집단을 통해 작가는 삶의 방향을 설정하지 못한 젊은이들의 우울과 방황을 형상화하고 있다. 그러므로 「GREY 구락부 전말기」는 관념소설의 영역을 새롭게 개척한 최인훈 문학의 원점에 해.. 더보기
현대시조의 재탄생 - 가람 이병기의 시조 현대시조의 격조 혹은 파격 1 최남선이 1920년대 중반에 주창했던 시조부흥은 가람 이병기를 통해 비로소 현대시조의 새로운 탄생이라는 실질적 의미를 갖게 된다고 말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이병기에 의해 시조의 시적 혁신과 그 창작이 가능해졌고 시조에 대한 이론적 탐구와 그 시학의 원리가 정립되었기 때문이다. 이병기는 「시조란 무엇인가」(1926), 「시조와 그 연구」(1928), 「시조 원류론」(1929) 등을 통해 시조문학의 본령을 깊이 있게 논의하였고, 「시조는 혁신하자」(1932)와 같은 글에서 시조를 하나의 시 형식으로 새롭게 인식하면서 이념적인 도그마에서 벗어나 시조 창작의 새로운 시야를 제공하게 되었던 것이다. 특히 그의 창작 시조집 󰡔가람시조집󰡕(1939)은 현대시조의 가장 주목되는 성과로 .. 더보기
이상문학대사전 (권영민 편저) 출판 안내 책머리에 제1부_문학 작품 1. 시 국문 시 / 일본어 시 2. 소설 3. 산문 제2부_미술 작품 1. 자화상 및 초상 2. 도안 및 삽화 경성고등공업학교 졸업기념 사진첩 표지 / 경성고등공업학교 졸업기념 사진첩 주소록 / 경성고등공업학교 졸업기념 사진첩 사인판 / 박태원 결혼식 피로연 방명록 휘호 / 잡지 『조선과 건축』의 표지 / 아동잡지 『가톨릭소년』 표지 도안 / 김기림 시집 『기상도』표지 도안 / 단편소설 〈날개〉 삽화 1 / 단편소설 〈날개〉 삽화 2 / 단편소설 〈동해〉 삽화 1, 2 3. 박태원 소설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 연재 삽화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 연재 삽화 1~연재 삽화 28 제3부_작품 속의 인명 및 작품명 제4부_이상의 삶과 문학 이상의 출생 / 이상의 성장 과정 / .. 더보기
문인의 육필(肉筆) 원고 문인의 육필(肉筆) 원고 나는 컴퓨터를 이용하여 글을 쓴다. 글자판을 두드리면 컴퓨터 화면에 글자가 찍힌다. 내가 글자판을 잘못 눌러도 어지간한 낱말은 컴퓨터 자체 내에서 잘잘못을 가려내어 철자법에 맞춰준다. 간혹 잘못 쓴 부분이 생기거나 추가해야 할 내용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잘못된 부분을 지워버리고 다시 고쳐 쓰기가 아주 쉽다. 글의 분량도 금방 계산해주고 글자의 크기나 모양도 마음대로 조절이 가능하니 그 편리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글쓰기가 모두 끝나면 원고를 파일 상태로 컴퓨터에 보관한다. 그리고 언제든지 필요하면 컴퓨터를 켜고 그 파일을 열어볼 수 있다. 원고를 부탁해온 출판사 편집부에는 이메일로 파일을 전송하면 그만이다. 컴퓨터가 널리 이용되기 전에는 누구나 원고지에 펜으로 글을 썼다... 더보기
서정주의 귀촉도 서정주의 「귀촉도」그리고 소쩍새 초저녁부터 멀리 뒷산에서 소쩍새가 울어댄다. 소쩍다 소쩍다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소쩍 소쩍하기도 한다. 그 소리를 들으면서 풍년이 들까를 헤아렸던 할머니 생각도 난다. 밤늦도록 울어대는 소쩍새 소리가 한없이 처량하다. 나는 소쩍새 울음소리를 잘 알아들으면서도 소쩍새를 직접 본 적은 없다. 시인 서정주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귀촉도」라는 시가 있다. 시집 󰡔귀촉도(歸蜀途)󰡕(1948)의 표제작이다. 시의 제목인 ‘귀촉도’라는 한자어는 글자 그대로 풀이할 경우 ‘촉(蜀) 나라로 돌아가는 길’이라는 뜻이 될지 모르겠다. 시인 자신은 이 작품 말미에 ‘두견이라고도 하고 소쩍새라고도 하고 접동새라고도 하고 자규(子規)라고도 하는 새가 귀촉도… 귀촉도… 그런 발음으로써 우는 것’을 .. 더보기
기쁘고 즐겁고 좋은 날 기쁘고 즐겁고 좋은 날 내가 미국 버클리 대학에서 여름방학을 맞아 일시 귀국을 준비하던 중에 하인즈 교수가 연락을 해 왔다. 미국 뉴욕주립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는 하인즈 펜클(Heinz Insu Fenkl) 교수는 무산 조오현의 시조에 빠져 있었다. 의 번역 작업이 마무리 되고 있는데 원저자인 조오현 스님의 서문을 꼭 실었으면 한다는 것이었다. 하인즈 교수는 불교에 깊은 조예를 지니고 있으며 동양 사상이나 철학에도 해박한 지식을 자랑하고 있다. 그가 조오현 스님의 시조를 읽고 내게 들려준 이야기가 있다. 우선 전 세계 시인들 가운데 선시(禪詩)를 직접 쓰고 있는 현역 시인으로 무산 스님을 첫손에 꼽을 수 있다고 했다. 게다가 스님의 선시는 그 의미가 아주 깊은데도 쉽게 이해된다는 점을 주목했다. 그는 스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