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한림원은 2013년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캐나다의 여성 작가 앨리스 먼로를 선정했다. 북아메리카 최고의 단편소설 작가로 손꼽히고 있는 먼로를 수상자로 발표하면서 스웨덴 한림원은 우리 시대 단편소설의 거장이라고 소개하였다. 노벨 문학상의 역사상 여성 수상자로서는 열세 번째이며, 캐나다 문인 가운데 최초의 수상자이다. 영국의 BBC와 미국 뉴욕 타임즈 등을 비롯한 세계의 언론들은 먼로의 문학이 가장 비정치적이면서도 가장 비상업적임을 주목하면서 그녀의 수상을 일제히 환호하였다.

앨리스 먼로의 작품은 우리 독자들에게도 낯설지 않다. 그녀의 소설집 행복한 그림자의 춤, 떠남,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등이 이미 국내에도 번역 출판되어 있기 때문이다. 먼로는 1931년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시골 마을에서 태어났으며, 십 대의 소녀시절부터 단편을 쓰기 시작했다. 웨스턴오하이오 대학에 재학 중이던 때에 첫 단편 그림자의 세계를 발표하였고, 30대 후반에 펴낸 첫 소설집 행복한 그림자의 춤(1968)이 캐나다 <총독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먼로는 장편소설 소녀와 여성의 삶을 발표하여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고 이 작품이 미국에서 텔레비전 드라마로 각색되어 큰 성공을 거두면서 미국의 독자들에게도 친숙해졌다. 하지만 그녀는 단편소설 쓰기에 모든 열정을 바쳤으며 지금까지 내가 너에게 말하려 했던 것, 공공연한 비밀, 떠남등을 비롯한 열두 권의 단편집을 출판하였다.

외신들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엘리스 먼로의 대표작들은 전 세계 13개국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다고 한다. 그녀는 상복도 많다. 캐나다 최고의 문학상으로 불리는 <총독문학상>을 세 차례나 수상한 그녀는 미국에서도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과 단편소설 부문의 최고상으로 손꼽히는 <오 헨리 상>을 받았다. 소설가로서 앨리스 먼로의 문학적 업적이 국제적으로 높이 평가를 받게 되자 2009<맨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의 영예도 그녀가 차지하였다. 당시 맨 부커상 심사위원회는 한 작가가 평생에 걸쳐 이룩하는 작품의 깊이와 지혜, 그리고 정밀성을 그녀는 자신의 모든 작품마다에서 그대로 성취해 냈다.”라고 선정 경위를 밝히기도 하였다. 평생을 두고 단편 창작에 몰두해 온 앨리스 먼로는 하나하나의 짧은 이야기 속에 인간의 삶의 복잡한 무늬들을 섬세한 관찰력과 탁월한 구성으로 아름답게 그려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앨리스 먼로의 노벨상 수상을 보면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그녀가 캐나다의 체홉이라고 칭송되는 대목이다. 이러한 평가는 우리 작가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에도 미국의 오 헨리상처럼 단편소설만을 대상으로 하는 이상문학상이 있다. 한국 단편소설 문학의 전통을 살려나가기 위해 최고의 예술적 완성을 보이면서 기법적 도전에 성공한 작품을 엄격하게 선정한다. 역대 이상문학상의 수상작들이 한국문학 최고의 반열에 올라서 있는 이유가 여기 있다. 그런데 장편을 선호하는 출판시장의 요구로 인하여 최근 우리 단편소설은 그 상상력에 활기를 잃고 있다. 우리 작가들도 소재에 대한 호기심과 이야기의 재미를 위해 장편소설에만 매달리지 말고, 단편소설의 예술적 완결성에 더욱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 소설이 기법적 완결과 예술성을 등한시한다면 그것은 한낱 이야깃거리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권영민)

 

      

 

Posted by 문학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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