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앞으로 한 달 후에 백악관을 떠난다. 지난 8년간 그는 지구촌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아온 세계의 대통령이었다. 많은 언론들이 퇴임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취재하기 위해 경쟁 중이다.  

최근 미국의 대중잡지가 성공적으로 임기를 마치게 되는 대통령 부부를 인터뷰한 내용을 표지 기사로 크게 내놓았다. 이 자리에서 오바마는 “그동안 정치적 부침은 있었지만 우리가 시작했던 때에 비해 지금 미국이 훨씬 더 나아졌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느낄 수 있게 된 것을 다행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대통령 임기가 끝나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자기 할 일이 모두 끝난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아내인 미셸 여사와 함께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 미국 어린이들이 보다 더 좋은 교육을 받고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돕는 일을 계속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이러한 일이야말로 앞으로 나아갈 긴 새로운 여정의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참으로 멋진 대답이다. 우리의 대통령은 아니지만 퇴임하는 모습이 이렇게 당당하고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이 못내 부럽다.  

오바마 대통령의 퇴임이 가까워지면서 화제가 된 것이 ‘마이티 덕(mighty duck)’이라는 말이다. 미국의 뉴스에 심심치 않게 등장한 이 말은 ‘강한 오리’라는 뜻을 지니지만, 사실은 ‘레임 덕’이라는 말과 반대되는 새로운 용어다. 퇴임을 앞두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의 인기를 빗대어 만들어낸 것이다.  

대개의 경우 임기 말이 되면 대통령은 힘을 잃는다. 정책의 집행도 제대로 되지 않고 언론에서도 곧 물러날 대통령의 주장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의 인기는 여전하고 지지율도 60%에 가깝다. 이러한 국민적 지지에 힘입어 임기 막바지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미국 정치를 옭아매고 있던 쿠바와의 단절을 청산하고 국교를 정상화하여 또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했고 미국인들을 열광시켰다.  

오바마는 대통령 후보 시절 미국의 새로운 ‘변화(change)’를 정치적 슬로건으로 내세웠고, ‘우리는 할 수 있다(Yes, We can)’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들고 침체에 빠져 있던 미국 사회를 흔들었다. 그의 열정적인 연설과 신념에 찬 정책들은 흑인뿐 아니라 백인들에게서도 폭넓은 지지를 얻어냈으며, 48세의 젊은 나이에 미국 역사상 첫 흑인(혼혈) 대통령이 되었다.  

오바마는 대통령이 된 후 자신이 내세우고 있는 정책을 위해 언제나 스스로 앞장서서 의회를 설득하고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예리한 판단력의 소유자였고 노련한 연설가였지만 자기주장만을 고집하지는 않았다. 그는 미국 대외정책의 큰 방향을 바꾼 이라크 전쟁을 종식시킨 후 미국의 교육 개혁, 총기 규제, 오바마 케어로 지칭되는 건강보험 개혁 등 굵직한 국가 과제를 추진하면서 이를 반대하는 야당 지도자들과 끊임없이 대화했다.  

매주 일요일 열리는 주례 연설을 통해 국민에게 당면 과제를 설명하면서 이해를 구했고 기자회견을 통해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이런 장면들이 그대로 미국 전역에 생중계되면서 미국의 국민은 자연스럽게 대통령의 정책에 새로운 관심을 갖고 이를 이해하게 되었다. 그는 위기에 몰릴 때마다 국민과 직접 소통하면서 자신의 정책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이끌어냈다.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경우 자신이 직접 나설 정도로 모든 일에 적극적이었으며 자기 자신에 대해 솔직했던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성공적인 리더십이 대화와 소통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사실을 누구나 인정한다. 언제나 약자의 편에 서서 대화와 소통으로 모두와 함께하고자 노력했던 열정적인 지도자가 복잡한 세계 정치의 무대에서 물러난다. 그의 소탈한 인품과 분명한 행보와 품격 있는 연설을 세계인들은 모두 그리워할 것이다. 오바마와 같은 젊고 활기찬 지도자를 우리는 언제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동아일보>, 2016.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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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년 역사를 자랑하는 러시아의 문학잡지가 한국현대문학을 특집으로 다뤘다.  

한국문학번역원은 오는 12월 1일과 2일에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최고 권위의 외국문학 소개 잡지인 ‘이나스트란야 리테라투라’의 한국현대문학 특집호 발간 행사를 개최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나스트란야 리테라투라’는 1955년 구 소련에서 창간되어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는 유명 문예지다. 소비에트 시절 서방 문학을 소개하는 유일한 창구역할을 했던 만큼 현재도 러시아 지식인들 사이에서 외국문학과 관련해서가장 영향력 있는 잡지로 꼽히고 있다.

‘이나스트란야 리테라투라’ 한국현대문학 특집호에는 채만식, 황순원, 이문열, 오정희, 구효서, 안도현, 김연수, 김중혁, 김애란의 소설, 시의 경우 서정주, 김승희, 정호승의 작품을 비롯해 에세이는 이어령, 김윤식, 김훈의 작품이 실렸다. 전체 해설은 문학평론가 권영민 단국대학교 명예교수와 모스크바 국립외국어대학교 마리아 솔다토바 교수가 맡았다.
(...)

(<이데일리>, 2016.11.28)

원문 :

http://www.edaily.co.kr/news/NewsRead.edy?SCD=JI31&newsid=03165206612850312&DCD=A403&OutLnkCh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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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만리>의 주인공은 종합상사 부장 전대광이 아니라 그의 조카로 중국 여성과 결혼하게 되는 유학생 청년 송재형입니다. 저는 중국이 기회의 땅이라는 것을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알려주려고 이 소설을 쓴 거예요. 우리에게 중국은 무척 중요합니다. 미국과 러시아, 일본도 중요하죠. 그게 우리 민족의 운명입니다. 이 강국들을 상대로 등거리 외교도 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평화통일과 영세중립이 바로 우리 민족이 살 길이에요.” 18일(현지시각) 오후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데이비드 브라워 센터. 작가 조정래가 300여 청중을 앞에 두고 특유의 열정적인 어조로 말을 했다. 지난달 초에 나온 <정글만리> 영어판(Human Jungle, 브루스 풀턴·윤주찬 공역) 출간을 기념해 이 대학 동아시아연구소 한국학센터 주관으로 열린 심포지엄 제2부 ‘작가와의 대담’에서 객석의 청중이 한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초빙교수로서 이날 행사를 기획한 권영민 단국대 석좌교수는 “조정래는 한국에서 가장 많은 독자를 거느린 작가임에도 해외에는 비교적 덜 알려졌다”며 “<정글만리> 영어판 출간을 계기로 한국 문학의 폭과 깊이를 미국 독자들에게도 보여주고자 행사를 마련했는데 예상보다 많은 청중이 참여하는 성황을 이루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한겨레>, 2016.11.22)

원문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77151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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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라는 희대의 국정 농단 사건을 담당한 변호인들이 검찰의 조사 내용을 ‘소설 같은 이야기’라면서 부정하고 있다. 검찰 조사 내용이 모두 근거 없이 꾸며낸 이야기에 불과하며, 법리에도 맞지 않는다면서 혐의 내용을 부인하고 있다. 소설 연구에 일생을 걸어온 나 같은 연구가가 듣기에 어이가 없다. 꽤나 높은 학식과 교양을 지닌 것처럼 행세했을 사람들이 아무 데나 소설이라는 이름을 갖다 붙이는 것이 불만이다. 소설에 대한 인식이 겨우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부끄럽다.

소설은 어떤 줄거리를 가진 이야기다. 작가는 일련의 사건들을 배열하여 하나의 의미 있는 이야기를 만든다. 그래서 소설을 꾸며낸 이야기라고 한다. 소설 속 이야기에는 반드시 등장하는 인물이 있고 그 인물은 어떤 행동을 보여준다. 그리고 인물의 행동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기 위해 장소와 시간을 실제처럼 그려내는 일이 필요하다. 소설의 이야기는 실제로 있었던 일에 근거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을 있는 그대로만 그려내지는 않는다. 소설은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새롭게 삶의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소설의 세계를 흔히 허구라고 하는데, 그것은 상상력에 의해 창조된 가공의 현실을 지적하는 말이다. 물론 허구라는 것도 실재성을 토대로 성립된다. 

‘최순실 게이트’야말로 거짓된 정치의 극치를 보여준다. 여기에는 권력과 사욕이 치정(癡情)처럼 뒤엉켜 있다. 정치는 민주적 제도와 법적 질서를 통해서만 그 정당성을 인정받는다. 우리 국민이 험난했던 민주화 과정을 통해 확립해 놓은 법적 제도와 질서를 권력이 자기 욕심대로 다시 짓밟아 버린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멸시다. 국가라는 이름을 내걸고 있는 거창한 정책이 권력 뒤에 숨겨진 개인의 욕심을 채우는 데 동원되었다는 것은 국가에 대한 모독이다.

지금 우리 국민은 모두 ‘최순실 게이트’가 너무나 부끄럽고 그 내막에 대해 치욕감마저 느낀다. 하지만 거짓된 정권을 혐오하면서도 바로잡아야 할 정치를 위해 촛불을 들고 있다. 권력이 멋대로 국가 질서를 무너뜨렸는데 그것을 비호하는 사람들은 그 권력을 위해 구차한 법리를 따지고 옹색하게 법치를 내세운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헛소리다.

거짓말은 진실을 말하기보다 훨씬 어려운 법이다. 거짓말은 거짓으로 꾸며진 것이므로 그 거짓을 감추기 위해 거짓말을 반복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거짓말도 그 긴 꼬리에 단서가 잡힌다. 거짓말은 진실을 통해 거짓의 실체가 드러나기 마련이며 그 위선(僞善)의 가면으로 인해 오래 버틸 수가 없다. 

소설은 꾸며낸 이야기이지만 결코 허황된 거짓말이 아니다. ‘소설처럼 재미있다’든지, ‘소설 같은 일’이라든지, ‘소설에서나 가능하다’든지 하는 말은 소설이라는 양식 자체가 그만큼 인간의 삶에 밀착돼 있음을 의미한다. 소설은 꾸며낸 이야기 속에 삶을 바라보는 진지한 자세와 그 진실을 담아낸다. 소설이 허구이면서도 깊은 감동을 주는 이유가 여기 있다.  

소설은 전혀 터무니없이 이야기를 꾸며내는 것이 아니라 서사 기법에 따르는 일정한 짜임새를 갖는다. 비슷한 소재의 이야기라도 그 이야기가 전개되는 배경, 등장인물의 성격과 행동 등을 얼마나 짜임새 있게 꾸며내느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는 것이다.

소설은 인간의 삶을 이야기 형식으로 바꿔 놓는다. 소설 속 이야기는 개인의 삶과 사회적 가치 사이의 조화로운 통합을 지향한다. 작가는 소설 속에서 자기 운명의 궁극적인 지점까지 살아가야 하는 인물을 창조한다. 소설 속 등장인물은 현실 속에서 수많은 난관에도 불구하고 가치 있는 삶에 대한 지향을 포기하지 않는다. 소설의 인물이 평범한 개인이면서도 문제적 성격이 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소설 같은 이야기는 바로 그런 것을 뜻한다. 소설이라는 말을 함부로 폄하하지 말라. 소설은 거짓말이 아니다. (<동아일보>, 2016.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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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료  (0) 2016.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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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전집

저서 소개 2016.12.14 16:25 |

국문학자 권영민 교수가 새로이 엮은 정본 『정지용 전집』 1, 2, 3권이 민음사에서 완간되었다. 정지용의 시가 해금된 1988년 최초로 김학동 교수의 편집으로 민음사에서 출간된 『정지용 전집』이 정지용 바로세우기와 정지용의 작품을 널리 알리는 데 기여했다면, 이번 정본 『정지용 전집』은 이전의 오류를 바로잡고 그 이후 발굴된 작품들을 추가 수록하여 정지용 작품을 총망라하였으며, 연구자들뿐 아니라 정지용의 시를 사랑하는 일반 독자들도 더욱 쉽고 편리하게 다가가도록 전면 재편집하여 새로운 정본으로 거듭났다.


이 전집은 정지용의 모든 작품을 총망라하여 정지용 작품의 ‘정본’을 확립하고 전문 연구자들뿐 아니라 일반 독자들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꾸몄다. 이를 위해 편자는 원문을 정밀히 대조하고 세밀한 주석을 붙여, 정지용의 시와 산문을 『정지용 전집 1 시』, 『정지용 전집 2 산문』, 『정지용 전집 3 미수록 작품』 등 전체 3권으로 구성했다.

『정지용 전집 1 시』는 정지용이 생전에 발간했던 시집의 작품들로 구성했다. 정지용은 생전에 세 권의 시집을 펴냈다. 첫 시집 『정지용 시집』(1935)에는 1920년대 후반부터 시집이 발간될 때까지 등단 초기 10년에 가까운 시작 활동을 총망라한 작품 89편이 수록되어 있다. 둘째 시집『백록담』(1941)에는 첫 시집을 간행한 후에 발표했던 33편의 작품이 실려 있다. 셋째 시집 『지용 시선』(1946)에 수록한 작품은 모두 25편인데, 『정지용 시집』과 『백록담』에서 자신이 직접 가려 뽑은 것들이다. 이 세 권의 시집은 정지용이 발표했던 대부분의 작품들을 싣고 있는 데다 시인 자신이 직접 선별 편집한 것이기 때문에 ‘정본’으로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새 전집에서는 이 세 권의 작품들을 기본 텍스트로 삼고 신문 잡지에 발표했던 원문을 찾아 함께 수록했으며, 일반 독자들의 편의를 위해 모든 작품을 현대어 표기로 바꾸어 별도로 실었다.

『정지용 전집 2 산문』은 정지용이 펴낸 산문집의 작품들로 구성했다. 정지용은 광복 직후 두 권의 산문집을 펴냈다. 첫 산문집 『문학 독본』(1948)에는 37편의 시문과 수필 및 기행문이 수록되어 있다. 둘째 산문집『산문』(1949)에는 총 55편이 실려 있으며 시문, 수필, 역시(휘트먼 시) 등으로 엮였다. 새 전집에서는 앞의 두 산문집에 수록된 작품들을 일반 독자들의 편의를 위해 모두 현대어 표기로 바꾸었다. 편자의 판단에 따라 필요한 경우 한자를 병기했고 주석을 덧붙였으며, 원문의 발표 지면을 확인하여 표기했다.

『정지용 전집 3 미수록 작품』은 세 권의 시집과 두 권의 산문집에 수록되지 못한 작품들로 구성했으며, 시와 산문으로 크게 구분해 놓았다. 정지용이 자신의 시집에 수록하지 않은 시는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광복 직후의 몇몇 작품들은 주목할 만하다. 미수록 시 작품의 대부분은 일본 유학 시절에 발표했던 일본어 시이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한국어로 개작되어 국내 잡지와 신문에 다시 발표되었다. 이 전집에서는 정지용의 이중 언어적 시 창작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일본어 시의 원문을 모두 수록했고, 이와 관련되는 한국어 작품도 함께 실었으며, 편자의 초역도 붙였다. 정지용의 산문 가운데에는 광복 직후 펴낸 두 권의 산문집에 수록되지 못한 작품들이 많다. 특히 《경향신문》에 근무하면서 발표했던 신문 칼럼은 제대로 찾아내지 못한 것들이 남아 있을 것이다. 미수록 작품 가운데 시는 1권의 편집 원칙대로 따랐고, 산문은 2권의 원칙을 따랐다. 다만 번역시, 번역 산문 등은 모두 발표 당시의 원문을 그대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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