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권영민 명예교수가 쓴 '한국계급문학운동연구'는 일본 식민지 시대의 계급문학운동이 민족사회운동과 어떠한 조직적 연관성을 지니고 전개되었는가를 탈식민주의 관점에서 검토한 책이다. 

저자에 따르면 국내의 계급문화운동은 문학의 성쇠와 그 운명이 사회적 현실과 직결된다고 하는 소박한 '경향성 문학'에서 출발했으며 민족운동의 사상적 기반의 하나가 됐던 사회주의 이념과 결합하면서 계급투쟁 의식을 강조하는 행동 실천의 문학으로 변모했다.

특히 3·1운동 실패 후 계몽운동만으로는 일제강점기의 엄혹한 현실을 개선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한 민족운동 진영은 관념성보다는 실천, 그중에서도 문학적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저자는 카프의 조직과 함께 전개된 계급문학운동이 식민지 지배세력인 일본의 침략을 서구적 제국주의 논리에 따른 자본주의의 침략으로 인식했다며 "반제·반식민사상의 구현을 강조하는 한편, 계급의식의 각성과 사회적·조직적 실천을 중시했다"고 주장한다.

카프의 실질적인 해산 주역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도 책은 상세히 설명한다. 저자는 김남천을 언급한 김기진 회고록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당시 카프 서기장이었던 임화가 해산의 주역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역설한다. 카프의 해산과정에서 임화가 자신의 명의로 된 의견서를 각 지부에 보냈다는 내용을 담은 박승극의 글 등을 통해서다.

저자는 이 밖에도 ▲ 1925년 8월 조선프로예맹의 준비모임에 가담한 문인들의 기념사진 ▲ 1926년 12월 조선프로예맹의 개편 내용 ▲ 1927년 방향전환 이후 조선프로예맹이 산간회와 조직적으로 연계되었던 사실 ▲ 조선프로예맹 해체의 발단이 됐던 극단 신건설 사건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는 전주지방법원과 대국복심법원의 선고공판 판결문 등 새롭게 발굴된 자료도 공개했다. 

저자는 결론에서 "계급문화운동은 민족주의적인 색채를 부인해 민족의식을 부정하고 있는 것처럼 인식됐으나 그 문학적 실천 과정에서 민족의 독자성과 주체성에 대한 신념을 표출하고 있다. 이러한 특징은 식민지 상황에서의 피지배계급의 문제가 곧바로 피지배민족의 문제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며 "계급문화운동은 식민지 상황에 대응한 문화예술의 조직적인 탈식민주의 운동"이라고 강조한다.

Posted by 문학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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